10월의 수학신문

  1. 역사 유물과 함께 하는 수학

여러분 안녕하세요! 수학 신문의 이현우 선생님입니다.
여러분들에게 매달 우리 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수학 상식에 대해 알려주려고 합니다.

오늘은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살펴볼 수 있는 역사 유물을 가지고 수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2. 신라인들의 지혜, 주령구

[그림] 신라시대의 유물 주령구

혹시 이런 모양의 주사위를 본 적 있나요?


이 주사위는 '주령구' 라는 주사위랍니다. 술 (주) + 명령 (령) 이라는 뜻으로 주사위에는 술자리에서 즐기는 각종 벌칙들이 적혀 있지요.


사진에서 보는 주령구는 경주의 '동궁과 월지'(안압지)에서 발견된 주사위에요. 동궁과 월지 밑에 물(연못)이 있는데, 1975년 연못 보수 작업 중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최초 발견 당시 주령구는 아래의 사진과 같이 연못 바닥에서 발견되었답니다.

그러나 유물 복원,관리 방법이 미흡했던 시기에 발견되어서, 주령구를 말리기 위해 오븐(?)에 넣었다가 그만 주령구 전체가 타버려 주령구가 훼손되었다고 해요.

다행히도 주령구를 말리는 작업을 하기 전 찍어둔 사진 덕분에 우리는 주령구의 모습을 알고 원형과 똑같이 복원할 수 있었어요.

[그림] 동궁과 월지(경주)

[그림] 최초 발견 당시 주령구의 모습

3. 주령구는 과연 공평한 주사위일까?

주령구는 과연 공평한 주사위일까?

[그림] 주령구의 전개도

주령구는 왼쪽 전개도와 같이 정사각형이 6개, 육각형이 8개, 총 14개의 면으로 이루어져 있는 입체도형이에요.

여러분들 눈에는 어떻게 보이나요? 주령구가 공평한 주사위로 보이나요?

얼핏 보기엔 서로 면의 모양이 다르니, 공평하지 않은 것 처럼 보이는데, 여러분들이 보기에도 그런가요?

그렇다면 신라사람들은 공평하지 않은 주사위로 놀이를 즐겼던 걸까요?

아마 그렇지는 않을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평한 주사위인지 알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을 해결하기 위해선 우선 '큰 수의 법칙' 에 대해 이해해야 합니다.

선생님이랑 같이 큰 수의 법칙에 대해 알아봅시다.

[영상] 큰 수의 법칙 실험

[사이트] 동전던지기 실험(시뮬레이션) 엔트리 자료

우리가 동전을 던질 때 앞 면이 나올 확률은 얼마일까요?

모두들 알다시피 1/2입니다. (혹은 0.5라고 표현하는 친구도 있을거고 1:1이라고 표현하는 친구도 있을겁니다. 확률은 0~1 사이의 값으로 표현해야 하므로 1/2 또는 0.5라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그렇다면 동전을 던지면 항상 1/2의 결과를 만족하게 나올까요? 아마 그렇지 않을 겁니다. 당장 동전을 10번 던지면 모두들 앞/뒤 결과가 서로 다를겁니다.


그렇다면 동전을 엄청 많이 던져보면 어떨까요? 아마 처음보다는 점점 더 우리가 아는 확률에 가까워 질겁니다. (이를 '큰 수의 법칙'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고 무한히 많이 던지는 건 귀찮겠지요? 다행히 여러분들이 배우는 엔트리를 활용하여 동전던지기를 자동으로 해주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잠시 들어가서 동전을 많이 던져봅시다.(너무 많이 던지게 시키면 결과가 오래 걸려요)

4. 그래서 주령구가 공평한지 어떻게 알아볼 수 있지?

주령구가 공평한 주사위인지 아닌지 알아 볼 수 있는 방법은 크게 2가지 있어요.(물론 초등학생 수준입니다. 대신 난이도가 조금 높아요)


[방법1] 주령구를 많이 던져보고, 정사각형 1면이 나오는 평균 횟수와 육각형 1면이 나오는 평균 횟수를 비교한다.

[방법2] 주령구의 정사각형 1면의 넓이와 육각형 1면의 넓이의 크기를 비교한다.(두 면의 넓이가 같다면 확률도 같겠지요?)

※면의 넓이가 같으면 확률도 같은가? 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을텐데, 결론부터 말하면 Yes 입니다. 다만 이 내용 또한 초등학교 수준에서 증명하긴 어렵고, 우리가 사용하는 정육면체 주사위와 동전던지기를 생각하면 쉬울 것 같아요. 정육면체 주사위는 모든 면의 넓이가 같습니다. 또 동전 또한 앞, 뒷면의 넓이가 같습니다.


[방법1] 주령구를 많이 던져보고 정사각형 1면이 나오는 평균 횟수를 확인해보기

물론 여러분들이 집에서 주령구를 직접 던져봐도 되지만, 선생님 반 친구들이랑 같이 던진 결과 사진이 있어서 던진 결과를 여기에 공유해요.

선생님 반 친구들이 총 30명 있는데, 1명당 50번 씩 , 총 1,500번을 던져서 그 결과값을 비교해 보았어요.(결과를 비교하면 좋을 것 같아 작년에 같이 한 결과값도 함께 올려요)

결과값을 자세히 살펴보면 각 모둠마다 정사각형이나 육각형이 나오는 횟수는 모두 다르지만, 둘의 평균 값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올 해는 좀 더 오차가 큰 편이고, 작년 값은 거의 비슷하게 나왔었어요 ^^)

여러분들이 생각했을 때, 주령구를 더 많이 던지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 같나요?

[방법2] 주령구의 정사각형과 육각형의 넓이 구해보기

두 번째 방법은 주령구의 정사각형과 육각형의 넓이를 직접 구해보는 겁니다. 선생님 반 친구들이 구한 결과는 다음과 같아요.

두 사진을 살펴보면


측정하는 친구들마다 조금씩 다르게 측정했지만

정사각형의 경우 한 변의 넓이가 4cm 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넓이: 16cm2)


육각형의 경우 넓이를 구하는 것이 조금 어려운데, 제일 쉽게 구하는 방법은 오른쪽 사진처럼 사다리꼴 2개로 나누어서 해결하는 방법이 있어요.

이 또한 구해보면 16.74cm2) 인 것을 알 수 있어요

두 면의 넓이가 약간 차이가 있으나, 큰 차이는 아니니, 실제로는 꽤 공평한 주사위였답니다.

5. 정리하며

지난 달에 살펴 보았던 평균에 대한 내용이 이번 주령구에서도 쓰이니, 평균이 꽤 중요한 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거에요.

또 우리가 주령구를 살펴보면서 '확률' 에 대해 대략적으로 살펴보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 선조들이 이렇게 수학적으로 훌륭한 주사위를 만들고 재미 있게 가지고 놀았다는 사실!


여러분들도 집에서 직접 주령구를 만들고, 가족들과 재미 있게 가지고 놀면 어떨까요? (주령구 전개도는 네이버나 구글에서 검색하면 쉽게 얻을 수 있답니다^^)


[출처]


  1. 수학의 핵심(2020), DK 수학의핵심 편찬위원회, 출판사 비룡소